가족의 의미가 혼인·혈연 중심의 가족에서 생활 및 관계 중심의 가족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정책 요구를 확인하기 위해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5월 시범조사를 실시한 후 문항을 보완하고 조사규모를 확대해 8월에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행 민법에서 부모의 혼인여부에 따라 태어난 자녀를 ‘혼인 중의 출생자’와 ‘혼인 외의 출생자’의 용어로 구분 짓는 것을 폐기해야 한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75.6%가 찬성했다.
또한 부성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태어난 자녀의 성과 본은 원칙적으로 아버지를 따르도록 하고 있으나, 자녀의 출생신고 시 부모가 협의해 성과 본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선 응답자의 70.4%가 찬성했다.
법령상 가족의 범위를 사실혼과 비혼 동거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데에는 응답자의 60.1%가 찬성했다. 혼인·혈연 여부와 상관없이 생계와 주거를 공유한다면 가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응답자의 67.5%가 동의해 가족의 개념이 전통적인 혼인·혈연 중심에서 보다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양한 가족 형태에 따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한부모가족 94.1%, 미혼부·모가족 88.9%, 1인가구 73.9% 순이었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가족 다양성 정책 토론회’를 11월 28일 열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영란 연구위원은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와 시사점’ 주제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김영란 연구위원은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부모·다문화·비혼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한 수용도가 높게 나타났다”면서 “이들을 위한 법과 제도 등 지원정책의 필요성에도 국민 다수가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구성에 대한 권리를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가족형태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평등하고 민주적인 가족관계를 지향하는 정책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송효진 연구위원은 현행 법령의 한계와 문제점을 검토하고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송효진 연구위원은 “가족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가족 유형별 접근과 규정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개별 법령에 있어서 차별적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토론회 결과를 반영해 추가적인 법·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