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1-11-22 오전 10:21:08

최근 인간복제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생명복제기술에 대한 철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료법학회는 17일 '인간복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열어 인간복제 문제를 종합적으로 접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권복규 가천의대 교수는 "배아를 조작, 파괴하는 행위는 사회 전반적으로 인간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를 초래하고 생명공학 및 의료산업의 논리에 이용되면 인간의 소외와 비인간화, 수단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며 이와 같은 윤리적인 문제들에 관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규원 한양대 법대 교수는 "과학자와 법률가를 포함한 인문사회학자들이 서로의 전문영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의해 일정기간까지의 연구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절차적 투명성과 악결과 예방을 위한 법적장치, 정자·난자 제공자의 동의, 상업적 목적 금지 등의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호 변호사는 "어느 시기부터 인간인가에 대한 기준이 서구적·기독교적 관점으로 치우쳐 있고 지나치게 물리적"이라고 지적하고 "자궁착상용 배아는 보호하고 치료용 배아는 세포덩어리로 간주해 활용하는 등 목적에 따라 달리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황우석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는 "앞으로 생명복제기술은 치료용 단백질 생산, 장기이식용 동물의 생산, 세포 유전자 치료 등에 쓰일 것"이라고 말하고 "생명복제기술의 허용범위는 과학계·철학계·시민단체·산업계 등의 중지를 모으고 세계적 추세 등을 종합 검토한 후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민중 전북대 법대 교수는 "인간복제가 현실화되면 복제인간자녀의 혼인관계 혹은 가족관계, 형제자매관계, 부양권, 상속권 등에서 큰 혼란이 대두될 것"이라고 말하고 "자연적 혹은 인공적 생명탄생 기술과 질적으로 전혀 다른 인간복제기술에는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