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환자안전사고 보고에 대한 비밀보장이 법제화되고, 환자안전전담인력 배치 의료기관이 확대된다. 간호안전활동 등에 대한 환자안전수가도 확대 지원된다.
보건복지부는 환자안전사고 위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고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제1차 환자안전 종합계획’(2018∼2022년)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4월 26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2016년 7월 29일 시행된 환자안전법의 후속 조치이다. 개별 의료기관에서 되풀이되는 환자안전사고에 대해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예방 가능한 환자안전사고 발생을 줄이고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는 환자안전사고를 국가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2000년 초부터 구축해 운영해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2번의 비극적인 환자안전사고를 계기로 2016년에서야 환자안전법을 시행하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환자안전사고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증자료가 없고 환자안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주요국 수준의 환자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환자안전 기반 확충 및 역량 강화, 환자중심의 안전인식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1차 종합계획은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 구축 및 활용 △국가 단위 환자안전관리 인프라 구축 △환자안전 개선활동 지원 △환자중심 안전문화 조성 등 4대 추진전략과 13개 세부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세부내용에 따르면 2017년 12월 구축된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환자안전사고를 분석하고, 그 내용을 보건의료기관에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새로운 사고 유형 또는 환자안전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환자안전사고에 대해선 환자안전 주의경보를 발령한다. 그 외의 환자안전사고는 통계연보, 주제별 보고서 등을 통해 유사 사고 발생을 예방한다.
자율보고 활성화를 위해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사고 보고에 대한 비밀보장을 법제화하고, 보고양식 및 보고시기 등 업무 처리절차를 개선한다.
일명 '적신호사건'인 중대한 환자안전사고의 의무보고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구체적인 의무보고 대상 범위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고, 향후 환자안전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 단위의 환자안전 인프라도 구축한다. 기존의 환자안전본부를 국가환자안전본부로 확대·개편해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 환자안전활동 역량이 높은 기관·단체가 중소병원 등 취약기관을 지원하는 환자안전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한다.
또한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및 전담인력 배치 대상 보건의료기관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현행 법령은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및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해서만 의무화하고 있다. 2026년까지 전체 병원급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검토할 방침이다.
전담인력을 대상으로 실제 사례에 기초한 교육을 실시하고, 전담인력 업무 지원을 위한 환자안전 코디네이터 양성방안 연구를 추진한다.
환자안전 개선활동 지원 방안으로는 5년마다 환자안전사고 실태조사와 환자안전활동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의료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환자안전기준의 분야별·유형별 지침을 마련하고, 표준화된 환자안전지표를 개발해 보건의료기관에 제공한다. 환자안전 연구개발(R&D) 사업도 확대·추진한다.
약물안전개선, 간호안전활동, 신속대응팀 운영, 수술실 감염예방 순으로 환자안전에 필수적인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환자안전수가를 확대한다. 환자안전활동 성과에 따라 수가를 차등 및 가산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한 환자중심 안전문화 조성을 위해 2010년 환자안전사고로 사망한 고(故) 정종현 군의 사망일인 5월 29일을 '환자안전의 날'로 지정하고, 해당 주간을 환자안전주간으로 운영한다.
보건의료기관의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진과 환자·보호자 간의 소통을 위한 `함께 공감하기(가칭)' 캠페인과 사과법 도입을 추진한다. 사과법은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충분한 설명 및 위로, 공감, 유감의 표현에 대해 면책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보건의료인의 인식개선을 위해 보건의료 관련 학부생 등 예비 보건의료인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국가환자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유사한 환자안전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적 차원의 환자안전 인프라부터 조속히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료기관의 역량 강화와 국민들의 인식 제고에 중점을 둬 국민들이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복지부는 제1차 환자안전종합계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해 관리하고, 2020년에는 3년간의 정책이행 상황을 기초로 정책과제, 성과지표 등을 보완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 최초로 제정된 `환자안전법'은 2016년 7월 29일부터 시행됐다. 환자안전에 대한 체계적이고 총괄적인 관리를 위한 기본법이며, 간호사들이 안전하고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법이다.
환자안전법 제정안은 제19대 국회에서 신경림 의원과 오제세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2014년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2015년 1월 28일자로 공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