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망, 의식불명 등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의료사고 분쟁 조정절차가 시작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개정·공포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일명 신해철법)이 11월 30일부터 시행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료사고 분쟁 해결을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더라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 조정절차가 개시되지 못하고 각하됐었다.
이번 개정법에 따라 의료사고로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등급 1등급(자폐성·정신장애 제외) 등의 피해를 입은 경우 상대방(병원)의 동의가 없어도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된다. 이는 11월 30일 이후 시행된 의료행위로 인해 발생한 의료사고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진료방해, 기물파손, 거짓사실로 조정신청, 의료인 폭행·협박, 2회 이상 동일사건 취하·각하 등의 이의신청 사유를 명시할 경우 조정신청을 각하하도록 했다.
피신청인은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중재원은 7일 이내 조정절차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의료사고 조사와 관련한 벌금과 과태료는 한층 완화됐다. 조사 거부나 방해 시 3000만원 이하에서 1000만원 이하로 완화됐으며, 출석·소명요구 불응 시 과태료 조항은 삭제됐다. 자율적 조정을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제도 취지상 과도한 벌금과 과태료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당사자 간 이견이 없거나 과실유무가 명백하고 쟁점이 간단한 경우 또는 조정신청액이 5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감정을 생략하거나 1인 감정을 거쳐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조정위원과 감정위원 수를 50∼100명에서 100∼300명까지 확대해 다양한 인력 구성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조정·감정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이 환자와 의료기관 간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k-medi.or.kr, ☎ 1670-2545)에 문의하면 개정된 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