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 발간
대한간호협회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을 발간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헌신한 자랑스러운 간호사 74인의 발자취를 기록한 책이다.
이는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사 독립운동가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협회가 2012년 펴낸 “간호사의 항일구국운동”을 전면 개정해 새로 발간한 것이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역사뿌리찾기사업을 2008년부터 꾸준히 추진해왔으며, 이중 하나로 독립운동가 간호사들을 발굴하고 알리는 데 힘써왔다
이번 연구를 통해 독립운동가 간호사를 추가 발굴함으로써 기존 26명에서 74명으로 늘어났고, 서훈을 받은 독립운동가 간호사도 기존 16명에서 28명으로 늘어나는 결실을 거뒀다.
또한 개별 간호사의 활동에 대한 문헌자료와 사진을 추가로 찾아내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보다 풍성하게 기록했다.
책 1부에서는 근대 간호의 도입과 간호교육, 국내에서의 간호사 항일운동, 국외에서의 간호사 항일운동을 다뤘다. 2부에서는 독립운동가 간호사의 생애와 활동을 열전 형식으로 서술했다. 사진자료 및 각종 문헌자료를 수록했으며, 중요한 원전자료는 부록에 담았다.
독립운동가 간호사들은 독립만세운동, 군자금 모집, 적십자활동, 사회운동, 첩보활동, 비밀연락, 독립군 규합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군대해산 항전에서 부상병 간호에 헌신했으며, 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통해 자주독립 의지를 보여줬고, 서울 종묘 앞 만세시위를 주도했으며, 간우회를 통해 일제에 항거했다. 러시아 연해주, 만주 용정, 중국 상하이 등 국외에서도 항일운동과 간호사 양성교육에 힘썼다.
이번 조사연구 및 책 집필은 강영심 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사단법인 역사·여성·미래 교육문화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 명단
△강아영 △강영파 △곽영주 △김금석 △김덕신 △김려운 △김병숙 △김복수 △김복신 △김봉덕 △김성학 △김순경 △김순애 △김안순 △김연실 △김영순 △김오선 △김온순 △김원경 △김은도 △김응숙 △김태복 △김현미 △김화순 △김효순 △노순경 △박경숙 △박덕혜 △박봉남 △박옥신 △박원경 △박은덕 △박자혜 △박제옥 △배은경 △서수신 △송정헌 △오화영 △우봉운 △우지순 △원경애 △윤진수 △이금전 △이도신 △이봉순 △이성효 △이아주 △이애시 △이약한 △이의순 △이정숙 △이화숙 △임수명 △임춘자 △장옥순 △장윤희 △장의숙 △전사덕 △정종명 △조은실 △조흥원 △지성숙 △채계복 △최명애 △최봉주 △최선화 △최승원 △최종숙 △최혜순 △탁명숙 △한신광 △함귀래 △함명숙 △홍덕주.
독립운동가 박자혜 간호사 초상을 만나다
독립운동가 박자혜 간호사의 초상이 작품으로 탄생해 전시됐다.
윤석남 작가의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이 서울 학고재 갤러리에서 2월 17일∼4월 3일 열렸다.
아시아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리는 윤석남 작가는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 연작과 대형 설치작업을 함께 선보였다. 박자혜 간호사를 비롯해 14인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그린 채색화와 연필 드로잉이 전시됐다.
박자혜 간호사의 초상은 남편이자 독립운동가인 신채호 선생의 유골함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남아 있는 사진 자료를 참고해 얼굴을 묘사하고, 생애에 대한 기록을 토대로 배경과 몸짓을 구상해 그려 넣었다.
특히 윤석남 작가의 초상에서 인물의 손은 크고 거칠게 표현됐다. 살아온 삶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신체 부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립적인 여성의 삶을 대변하는 투박한 손이 작고 고운 손보다 아름답다고 보는 것이다.
전시 개막에 맞춰 김이경 소설가가 동명의 책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도 출간됐다.
전국역사학대회 역사 콘텐츠 경연대회 최우수상
‘독립운동가 간호사를 기억하다’ 영상을 제작한 동덕여자대학교 국사학과 학생들이 ‘제64회 전국역사학대회 역사 콘텐츠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영예의 수상자는 동덕여대 국사학과 강유리(3학년), 강희원(3학년), 강유나(2학년), 강은빈(2학년) 학생팀이다. 학생들은 독립운동가 간호사들의 활약상과 여성사적 의의를 조명한 영상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영상에서는 독립운동가 간호사인 강영파, 김효순, 노순경, 박자혜, 이도신, 이성완, 이정숙, 이아주, 임수명, 정종명, 탁명숙, 한신광 등의 활약상과 어록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한국 최초의 간호교육기관인 보구여관 간호원양성학교 자리에 설치된 간호 표석 1호, 독립운동가 박자혜 간호사가 활동한 산파 터에 설치된 간호 표석 2호 모습도 담았다.
영상에서는 “독립운동의 중심에 간호사가 있었다”면서 “역사의 그늘에 숨겨진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딩 크레딧에는 도움 주신 분으로 ‘대한간호협회’ 이름이 올라갔다.
이번 영상제작에는 대한간호협회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개최한 ‘독립운동가 간호사들을 만나다’ 세미나 및 특별전시회(2019년) △광복절을 맞아 펼친 독립운동가 간호사 기억 캠페인(2019년·2020년) △간호사 독립운동가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발간한 책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2021년) 등이 핵심자료로 활용됐다.
한편 전국역사학대회는 10월 29∼30일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 주최, 동양사학회 주관으로 열렸다. 한국연구재단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후원했다.
불독국제영화제 우수상 수상
독립운동가 간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 ‘소명과 소망’이 제4회 불독(Bulldoc) 국제영화제에서 일반부 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한 사람이 김민지 인제대 간호대학 학생이며, 대한간호협회가 발간한 책 “독립운동가 간호사 74인”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김민지 학생은 ‘MBC 아카데미’에서 PD과정 77기 동기생인 김인혜, 박종진, 이승철, 양세라 씨와 함께 팀을 꾸려 다큐를 제작했다.
다큐 ‘소명과 소망’에서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박자혜 간호사와 노순경 간호사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박자혜 간호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동료 간호사와 조산사들을 규합해 ‘간우회’를 조직하고, 독립만세운동 동참을 주도했다. 만주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과 결혼해 아내이자 동지로서 독립운동을 함께 했다. 서울로 돌아와 인사동 69번지에서 ‘산파 박자혜’ 간판을 내걸고 독립투사들을 안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노순경 간호사는 상해임시정부 군무총장 노백린 장군의 차녀이다.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로 일하던 중 서울 훈정동 대묘(종묘) 앞 만세시위를 주도해 옥고를 치렀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에는 투옥된 노순경 간호사를 돕기 위해 면회를 온 스코필드 박사가 총독에게 여수감자들에 대한 부당 처우를 강력히 항의한 일화가 소개돼 있다. 구한국군대대장 박성환의 아들과 결혼했으며, 부부는 중국 하얼빈 고려병원에서 함께 활동했다. 대통령 표창이 추서됐다.
한편 제4회 불독국제영화제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10월 29일 열렸다. 수상작품은 불독국제영화제 유튜브 채널에서 상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