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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인권보호 및 근무환경 개선 촉구
자긍심 갖고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 정착시켜야
[편집국]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7-12-06 오후 02:13:47

국회 '연속 정책간담회' 열려

윤종필 · 송옥주 의원 주최 - 대한간호협회 주관

간호사가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위한 연속 정책간담회의 첫 번째 순서가 '간호사 인권보호 및 근무환경 개선' 주제로 마련됐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 대한간호협회 주관으로 12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인사말을 한 윤종필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 인권침해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간호사들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식사를 제때 못 챙겨 먹는 것이 현실이며, 신입간호사들의 이직률이 34%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숙련된 간호사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병원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간호사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보다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송옥주 국회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고, 병원은 간호사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병원에 남은 간호사들이 더 많은 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서 “결국 환자와 국민들이 낮은 간호서비스를 받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반인권적이고 반노동적인 간호사들의 근무 현실을 알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법·제도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병원행사에 동원, 수습기간 임금 미지급 등

간호사 인권침해 사회적 문제로 확산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은 “최근 병원행사에 간호사를 강제로 동원하거나 수습기간 중 임금을 미지급하는 등에 관한 기사가 연일 보도되면서 병원의 부당노동행위와 인권침해 사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간호사들이 인권침해와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면 소명의식과 자긍심이 낮아지고 이는 간호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현장의 간호사 부족은 또다시 업무과중으로 이어지고 환자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면서 “간호사가 건강한 근무환경에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간호사 근로현장 및 인권 실태' 주제발표를 한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여의도성모병원지부 지부장(간호사)은 보건의료노조에서 실시한 2017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간호사 1만6422명 중 87.9%가 매일 연장근로를 하고 있으며, 평균 연장근로시간은 60분으로 나타났다. 연장근로에 따른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62.3%에 이르렀다.

월 평균 야간근무는 6∼7개인 경우가 64.7%로 가장 많았으며, 8개 이상인 경우도 13.4%였다. 식사를 거르는 비율도 64.4%로 높게 나타났으며, 식사를 한다고 해도 20분 미만인 경우가 46.6%로 가장 많았다.

연차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며(58.4%), 미사용 부분에 대해 일부만 수당으로 지급받거나(18.4%) 전혀 보상받지 못하는(8.0%) 경우가 많았다.

3년 이내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간호사 3528명 중 가족계획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31.0%에 이르렀고, 가장 큰 이유는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제한된 임신 중 초과근로를 경험한 간호사가 58.6%, 야간근로를 경험한 간호사가 21.7%로 나타났다.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4.2%만이 사용했고, 출산 전·후 휴가 사용도 76.5%에 불과했다. 유·사산 경험이 있는 간호사 중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를 모두 사용한 비율은 46.9%에 그쳤다.

폭언을 경험한 간호사가 60.0%, 폭행을 경험한 간호사가 11.4%였다. 폭언 및 폭행의 주된 가해자는 환자 및 보호자였다. 이때 간호사들은 심한 모멸감과 심리적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혼자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최희선 간호사는 “간호사를 확충해 환자안전과 간호서비스의 질을 보장해야 하며, 실질적인 간호사 확충 유인 효과가 있도록 간호등급제 수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해 간호사의 경력단절을 막고 장기간 근속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모성보호 관련 법 위반 시 강력한 제재와 처벌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조직문화를 개선해 직원을 존중하는 병원을 만들어야 하며, 직원존중·노동존중·환자존중을 위한 공동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안전과 건강 지키기 위해

숙련된 간호사 떠나지 않는 병원 만들어야

'근로환경 개선사례' 주제발표를 한 조성현 구로성심병원 간호부장은 “간호사 인력난으로 벼랑 끝에 선 병원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면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간호사 인력이 안정되면서 진료 전반이 안정되고 의료의 질이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병원이 지속적으로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걸 간호사들이 믿어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근속 수당, 밤번 및 야간근무 수당 차별화, 경력 수당 등을 통해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교대근무자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임금을 개선했다”면서 “주간·오후·야간전담제, 단시간근무제, 선택근무제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밤번근무 중 1시간 휴식 의무화, 야간전담간호사 활용, 저녁식사를 부서로 배달해주기 등을 정착시키고 있다”면서 “특히 간호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행복한 간호현장 만들기, 긍정적인 간호문화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총무위원장은 “최근 문제가 된 병원의 간호사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의료계가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면서 “간호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병원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며, 특히 적정한 보상이 되도록 수가 현실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차지영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는 “간호사는 의료기관 내에서 태움, 언어폭력, 신체폭력, 성희롱 등 다양한 폭력에 노출돼 있다”면서 “우리사회의 성차별적 문화, 의료계의 수직적 권력관계, 성폭력에 민감하지 않은 조직문화 등이 직장 내 성폭력을 증가시키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보고(신고)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대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성폭력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전문직단체 간 협업을 통해 예방 및 관리지침을 마련하고, 정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기관 스스로 안전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정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민혜진 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 수석부지부장(간호사)은 “병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간호사들을 떠나게 하고 있다”면서 “저 개인적으로도 두 차례 암 진단과 치료를 받는 동안 제대로 병가조차 받지 못한 사실에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병원 노동조합원들이 파업이라는 선택을 했던 것은 단지 임금 인상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환자를 버리고 나온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면서 “간호사 확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모성보호, 이직률 낮추기 등을 위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 노사는 조직문화 개선, 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지난 11월 25일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47일째 계속된 파업이 종료됐다.

국가인권위 '보건의료분야 여성인권 정책권고'

모성보호제도 준수, 폭력·성희롱 예방 등

이수연 국가인권위원회 여성인권팀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보건의료기관의 임신순번제, 임산부 야간근로 동의각서 작성, 여러 유형의 폭력·성희롱 등을 포함한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에 따라 '보건의료분야 여성종사자 인권 증진을 위한 정책권고'를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에 2016년 11월 14일 권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조치는 의료기관 내 모성보호제도 준수 강화, 폭력·성희롱 예방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작, 보건의료인 인식개선 교육까지 여성종사자를 둘러싼 제도 및 정책적 사항에 대해 종합적으로 권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찬옥 매일경제 기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열악한 근무환경과 그로 인해 간호사 부족에 시달리는 병원의 상황을 취재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간호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기댈 수 있을까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면서 “간호사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병원 이미지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불법적인 PA(Physician Assistant)로 활동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간호사 고유 업무로 복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간호인력수급 종합대책 마련 중

고용부, 근무환경 문제 병원 근로감독 실시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간호사 인권침해 문제 등에 대해선 철저히 들여다보겠으며, 간호사인권센터를 준비하고 있는 대한간호협회와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면서 “폭력·성희롱 문제, 숙련 간호사 확보 등을 의료기관인증평가 인증기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현재 마련하고 있는 간호인력수급 종합대책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간호사들이 정당하게 일하고 적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민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은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일부 종합병원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즉시 시정 가능한 부분은 시정하고, 위법 사항에 대해선 엄정하게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권침해,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선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면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가 공동으로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병원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 힘쓰겠다”면서 “병원업계 전반에 대한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을 내년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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