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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역사뿌리찾기] ‘대한간호(속간1호)’ 다시보기 ⑨ 끝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9-08-28 오전 09:01:22

대한간호협회가 1953년 6월 26일 발간한 잡지 '대한간호(속간1호)'에 실린 글을 발췌해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원문(국·한문 혼용)을 서지학자가 한글화한 버전으로 게재하며, 간호사 명칭은 당시 불렀던 그대로 간호원으로 싣습니다.

*아래의 글은 '그것 나의 생명' 주제로 실린 김영자 서울대 간호고등기술학교 2학년 학생의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고결한 이상 - 견실한 교양 - 진정한 박애정신

봄바람 꽃잎과 함께 방방곡곡 흩어지리라

어느 날 병원실습에서의 귀로였다. 새봄! 피곤한 나의 두 어깨를 번쩍 잡아 일으키는 부름이었다. 너무나 신선한 음성이었고, 너무나 다정스러운 부름 그것이었다.

언제나 찾아드는 언덕 좁은 비탈길을 지나 기숙사를 찾아드는 그 찰나, 배가 고파 죽겠어요, 밥 좀 주세요, 네―네―하는 친구 하나. 이 석음(땅거미)의 어두움이 슬픔의 빛인 양 그 친구의 얼굴을 더욱 초라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 친구의 옷은 성한 곳이 없었으며, 다리는 누르면 터질듯 부었고, 그 상처에서는 고름이 흐르고 있었다. 그 옛 어느 때는 그 친구도 버림받지 않는 어떤 품속에서 아양도 부리였고 귀염도 받았으련만, 오늘의 그 친구는 이 세상 넓다 하여도 그를 인정할 그 아무 무엇도 없고, 한자리 그의 몸 붙일 안식처조차 없는 친구… `죽겠어요' 애원하는 눈동자, 그의 애석한 부르짖음.

나는 우선 그의 요구인 밥을 취사장에서 얻어 주었다. 그리고는 그 친구를 잠깐 기다리라 하였다. 급히 방에 뛰어 들어가서 약과 솜과 붕대를 주섬주섬 가지고 나와 응급으로 치료하여 주었다. 치료가 끝난 후 그의 깡통을 집어서 그 친구의 손에 쥐어주며 통속을 들여다보는 나의 얼굴에는 고소(쓴웃음)를 머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발을 끌어 옮기었다. 그 친구는 `고맙다는 말' 조차 말 못하는, 이 세상에서 그 누구와의 사랑을 못 받고 배움을 얻지 못한 최대의 고독한 자였다. 그는 연상 통속과 그의 아픈 다리를 번갈아보면서 자못 만족한 듯한 기분을 보이는 듯하더니 묵묵히 기숙사 문을 나선다.

'내일 모레 또 오너라' 다정스럽게 말하였지만 그 친구는 고개만 약간 흔드는 듯하였다. 그 다음날 나의 눈앞에는 그 친구의 모습이 어리었다. 아니 확실히 나타났던 것일 게다. 비록 멀리 떨어진 그였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기숙사를 힐끔힐끔 뒤돌아보며 어딘가 모르게 그의 모습은 도움을 요구하는 것만 같았다.

순간! 나는 손을 내흔들며 소리쳤지만 그는 나의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듣고도 못들은 척 하였는가? 그는 이미 다른 길로 사라졌다.

적은 몸이나마 태워가며 어두움을 밝히는 촛불, 우리 그렇다. 분명히 우리는 선구자의 촛불을 받았지!

물도 넘치면 흐름과 같이 우리들의 고결한 이상과 견실한 교양과 진정한 박애정신은 이 새봄 봄바람에 날리는 그 꽃잎과 함께 방방곡곡에 두루 흩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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