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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간호사, 피해자와 가족 마음의 상처까지 돌봐
대구해바라기센터(아동) 최보은·조영란 법의간호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8-05-15 오후 01:45:00

[사진] 대구해바라기센터(아동)에 근무하는 최보은(왼쪽), 조영란 법의간호사.

◇법의학적 지원부터 법정증언까지

◇면담, 증거확보, 의견서 제출, 증인 출석

◇법의간호학 석사과정 졸업 후 자격시험 합격

◇성폭력피해자 지원기관, 경찰청 등에서 활약

법의간호사(Forensic Nurse)는 법적 문제를 수반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법적권리를 추구하도록 돕는 간호사로 임상간호학, 법과학, 법의학을 바탕으로 한 법의간호학을 전공한 간호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일하게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에 법의간호학과 석사과정이 있다. 자격증은 해당 대학원을 수료 혹은 졸업하고 대한수사과학회에서 주관하는 법의간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경우 주어진다.

현재 70여명의 법의간호사가 배출됐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지원기관(해바라기센터 등), 경찰청(과학수사요원, 검시관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교정시설 등 다양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는 여성가족부에서 경북대병원에 위탁운영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성폭력전담센터인 `대구해바라기센터(아동)'에서 일하는 법의간호사이다. 주요역할은 성폭력 피해아동·청소년에 대한 법의학, 의료, 수사 및 법률적 지원이다. 법률상담, 전문가 증언 등 피해자가 법적 권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만난 많은 사례 중 법의학적 지원부터 법정증언까지 이뤄진 사례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날도 여느날과 다름없이 성폭력 피해아동을 만나 절차대로 법의학적 면담을 진행했다. 피해아동은 경찰 조사단계에서 강제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진술을 했으나, 면담과정에서 강간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피해아동은 가해자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신고는 했지만 갑자기 받은 경찰 조사에서 긴장해 피해사실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성폭행 피해사실을 보고했다.

성폭행의 경우 강제추행에 비해 형량이 높기에 수사과정에 중요한 진술이자 2차 진술인 만큼, 면담과정에서는 개방적 질문, 면담자의 감정과 눈빛 등을 관찰하며 따뜻하지만 객관적인 태도로 사건에 대해 면담했다.

법의학적 면담을 마치고 물적 증거 확보를 위해 피해아동과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신체검사 및 외음부 검사를 시행했다. 그리고 추가적인 성폭행 피해사실에 대해 담당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법의학적 면담 및 신체검사 결과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가 그러하듯 가해자는 경찰 조사단계부터 재판단계까지 강간 혐의를 부인했고, 재판부는 법의간호사에게 전문가 증인 출석을 요청했다. 피해아동의 진술 내용과 처녀막 손상에 대한 관련성 등을 증언했고, 재판부는 가해자의 혐의를 인정했다.

피해아동과 보호자가 법적인 진행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재판 결과를 통해 많이 안정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법의간호사는 단순히 매뉴얼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그 가족의 마음의 상처까지 들여다보며 책임감을 가지고 끝없이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우리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신중하게 성폭력 피해자를 만난다. 피해자와 면담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등 의료인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과학적이며 중립적인 전문가 증인으로서 입증책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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