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김숙현기자   sh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5-04-21 오후 15:14:57

◇ 노인 대상 `타이치 운동' 보급 앞장

팔순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재능기부를 통해 노인들에게 건강을 선물하고 있는 원로 간호사가 있다. 노인들 대상 타이치 운동 강습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는 박명자 원로(84세)가 그 주인공.

나이팅게일 기장 수상자인 박명자 원로와 타이치 운동과의 만남은 운명적으로 찾아왔다.

1998년 뇌종양 수술을 받았는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거동이 힘들 정도로 회복이 쉽지 않았다. 재활에 힘쓰고 있던 2002년, 타이치 운동 창시자인 폴램 박사가 한국에서 진행한 워크숍에 참석한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타이치에 매료된 박명자 원로는 비디오를 구입해 타이치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건강이 회복된 후에는 직접 호주에 가 국제건강타이치협회가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마스터 트레이너' 자격증을 취득했다.

첫 강습은 2004년 서울 마포복지관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이후 10여년을 한결같이 노인들을 위한 타이치 보급에 힘썼다. 교육받은 노인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노인이 노인 눈높이에 맞춰 교육하니 호응이 좋은 거지. 그 나이가 되면 몸이 어떻게 힘들고, 어떤 동작이 무리가 가지 않는지, 뭐가 필요한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아니까. 젊은 강사보다 노인이 가르치니 더 편하다고 해요.”

박명자 원로는 운동 강습을 넘어 노인들의 건강상담사 역할을 하며 친구처럼, 언니처럼 살뜰히 살피고 있다. 간호과장, 교련교사, 한국방송통신대 교육연구관, 석관중학교 교장으로 일했던 경륜과 전문성이 큰 몫을 했다. 요즘은 서울 도봉구보건소와 창5동주민센터, 경기 양주시보건소와 과천시보건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말 외에는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다.

“초급과정을 마친 노인들이 심화과정까지 쭉 배우도록 이끄는 게 중요해요. 취미로 몇 번 배우다 마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습관으로 몸에 배도록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지.”

박명자 원로는 올해 1월 국제건강타이치협회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았다. “타이치를 배우고 가르치며 나도 건강해졌고, 간호사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기쁜 일인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노인들 건강지킴이 역할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원로 간호사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임상현장에서는 늘 원칙을 중시하며, 대상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세요. 은퇴한 후에는 간호사의 전문성을 살려 나눔을 실천해 주세요. 특히 고령화시대 노(老)-노(老) 돌봄 제공자로 앞장서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