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9-05 오전 08:13:38

◆ 할증이냐? 할인이냐? ◆

스테이크 식사를 한 번 하게 되더라도, 스테이크 가격에 사이드 메뉴, 음료, 전채요리, 디저트를 모두 따로 계산하고, 거기에 부가가치세에, 봉사료를 추가로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그에 비해서 식사의 모든 메뉴를 콤보로 주문해 할인받고, 카드할인과 이벤트 할인에, 적립금 할인과 생일 특별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같은 것을 먹더라도 한 편은 원래보다 과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고, 어떤 편에서는 최소한만 지불하는 셈이다.

당신은 마음과 신체의 비용을 어떻게 지불하고 있는가? 지불할 능력이 자꾸 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다면 당신의 번아웃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 감정 문제의 할증과 할인 ◆

어떤 간호사는 일을 하면서 지불하는 자신의 수고를 할증으로 지불하고, 어떤 간호사는 할인을 해서 지불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 사람의 심리적 잔고는 고갈이 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여유가 남아 있다. 퇴근을 할 무렵 한 쪽은 기진맥진하고, 다른 간호사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퇴근한다. 다음 날 출근할 때의 표정과 오늘 퇴근할 때의 표정은 놀라울 정도로 상관이 있다. 즐겁게 퇴근하는 사람이 즐거운 표정으로 출근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어떤 것이 우리의 심리적 비용에 할증의 요인이 되고, 할인의 요인이 될까?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더라도, 그것들은 모두 주관적으로 경험된다. 더운 사람에게 20도의 바람은 시원하지만, 잠든 사람에게는 차갑다. 경험되는 모든 것은 우리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괴로운 일도, 즐거운 일도 마찬가지다. 그 자체의 영향력만큼 우리의 심리상태가 경험에 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의 감정상태, 생각, 신체상태에 의해서 우리의 경험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적 능력이다. 좋은 것을 겪는 것이 좋은 경험이고 나쁜 일을 겪는 것이 나쁜 경험지만, 인생사의 대부분은 그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것이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사이에 있는 더 큰 부분에서 얼마를 긍정적으로 경험할 것인지는 각자의 생각과 감정상태가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좋은 마음, 기능적인 사고, 좋은 컨디션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면, 더 많은 것들이 좋게 느껴지게 된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의 생각과 심리 상태에 의해서 더 부정적으로 경험될 수도 있다.

간호사로서 겪게 되는 일들의 심리적 비용에 할증을 부과받을 것인지, 할인을 받을 것인지 가 번아웃의 문제의 핵심이다.

◆ 할증과 할인의 요인들 ◆

우리가 겪게 되어 있는 것들을 더 힘들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생각과 신념들이야말로 ‘할증요인’이다. 도움이 되는 선택과 행동이 아니라 불평하고 원망하면서 같은 상황에 같은 마음 상태로 들어서게 만든다.

1) 자신이 하는 일이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믿음.
2) 자신이 늘 일을 잘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믿음.
3) 사람들이 늘 자신을 존중하고, 인정해줘야 한다는 생각
4) 병원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기대.
5)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은 좋을 것이라는 생각.
6) 자신이 오직 피해자일 뿐이라는 생각.
7) 자신은 늘 똑같이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달라져야만 한다는 기대.
8) 언제나 좋은 감정을 경험해야 하고, 또 그렇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

이에 비해서 ‘할인의 요인’에는 이런 생각들이 있다. 일하다보면 좋지 않은 것도 있게 마련이며, 이왕이면 더 좋은 부분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과 역할을 통해서 에너지를 보충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더 많은 부분을 즐겁고 보람 있게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사고 습관이다.

1)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 다른 사람들은 물론 자신도.
2) 힘든 일도 끝이 있고, 자신이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는 생각
3) 사람들이 기분 나쁘게 행동하는 것은 그들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지금 나쁜 기분을 경험하기 때문이며, 다른 상황에서는 다르게 행동할 거라는 생각
4)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선택한 간호사일은 가치 있고 훌륭한 일이라는 믿음
5) 나에게 화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나를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를 더 잘 안다는 생각
6) 나는 혼자가 아니고 나를 사랑하며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7) 내가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의 반복
8) 언제나 시간은 흘러가며, 내 자신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는 생각

어떤 생각들을 머릿속에 채우고 다니느냐에 따라 근무도 달라지고 인생도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