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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열전 -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송 유 진 대구파티마병원 간 호 사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3-03-26 오후 16:00:59

기대감과 불안감을 안고 외과병동으로 첫 출근한 날, 나는 온종일 덤벙댔다. 모르는 게 많았기 때문이다.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 간호업무를 익히고 점차 적응해갔지만 조금씩 불만이 생겨났다. 내가 일을 하는 날에는 평소보다 업무가 많은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낮 근무를 할 때는 입원환자가 줄줄이 들어왔고, 밤 근무를 할 때에도 앉아 있을 틈이 없이 바빴다. 나의 철없는 투정에 어머니께서는 “일복도 복(福)이다”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때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밤 근무를 하던 어느 날이었다. 입원기간 동안 잘 지내시던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다. 새벽 3시가 지나도록 의료진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의사선생님이 보호자들에게 환자의 마지막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보호자들은 눈물을 흘렸고, 할머니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날 나는 첫 임종환자를 지켜보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환히 웃고 말을 걸어오던 할머니가 숨을 거뒀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나는 할머니 옆에서 조용히 '임종환자 기도문'을 읽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병원에서 만든 것이었다. 기도문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환자를 위해 마음을 다해 기도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자 눈물이 마구 나왔다. 환자를 간호할 때마다 일이 많아 힘들다고 불평했던 기억이 떠올라 매우 부끄러웠다.

 그동안 나는 간호행위를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오히려 간호사들이 환자와 보호자에게서 위로 받고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환자를 간호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마음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할머니의 보호자들은 병실을 떠나며 내 손을 꼭 잡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연신 건넸다. 당시 나는 몹시 쑥스럽고 슬픈 나머지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지금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라고 말이다. 간호사인 나는 오늘도 환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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