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2-09-25 오후 17:22:39

나는 신입간호사 1년을 잘 지내고 이제 막 내과병동 2년차로 접어들었다. 간호대학생 시절, 실습을 가장 많이 했던 부서가 내과병동이어서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됐다.

　실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병동에 배치되고 보니 정맥주사를 놓을 때마다 손이 벌벌 떨리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연필을 잡는 것처럼 편안하게 익숙해졌다.

　새내기 간호사 시절,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상황인데도 막상 환자를 마주하면 당황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혈압이 떨어지고 호흡 양상이 변화되는 환자를 바로 파악하지 못해 선배님께 혼났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나 때문에 환자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한 생각 때문에 자신감은 점점 사라졌다. 척척 해내는 선배님들이 부럽고 또 부러웠다. 나도 선배님들처럼 간호업무를 제대로 배워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멋진 간호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론으로만 접하던 근거기반의 간호를 하나하나 실무에 적용시키면서 조금씩 익숙해져갔다. 그리고 일에 대한 재미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선배님들께 받은 많은 가르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석대로 하라'는 것이다.

　신입간호사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 중 하나가 일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나 역시 신속히 일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정도는 건너뛰어도 되겠지'라는 유혹을 느낀 적이 있다. 그때 선배님 한 분이 내게 “신입이니까 더욱 정석대로 해야죠”라고 따끔히 혼을 내셨다. 그 말이 내게 큰 가르침이 됐다.

　만약 신입간호사 시절부터 정석대로 하지 않고 편법을 부렸다면 지금의 나로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경험에 비춰 작은 것 하나부터 차근차근 원칙대로 가르쳐준 선배님들이 너무 고맙다.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고 배울 것도 많은 2년차 간호사다. 하루하루 좀 더 나은 간호를 제공하는 멋지고 당당한 간호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