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분당서울대병원] 김미진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7-06 오후 15:06:11

　우울하고 재미없는 병원생활에 지루해 하는 환자들에게, 3교대 근무로 피곤해 하는 간호사 동료들에게 어떻게 하면 웃음을 되찾아 줄까? 이렇게 고민하고 있던 중 해외저널에 게재된 웃음치료 관련 기사는 새 기회를 열어줬다.

　웃음치료의 창시자가 패테우텐이라는 미국 정신과 간호사였다는 것, 기교나 개그가 아닌 진정한 웃음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 치료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간호사가 창시했다는 데 더욱 감동을 받았고, 그때부터 정신과병동에서 적용하기 위해 여러 자료와 아이디어를 모아 환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환자들의 호응도 좋았다.

　그 후로 웃음치료 강의를 하면서 병원 안팎으로 바쁘게 뛰고 있다. 교사, 공무원, 회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나간다. 강의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웃음을 되찾길 원하고 있는지 실감하고 있다. 웃음치료를 통해 웃음으로 향하는 문의 빗장만 풀어주면 되는 것이다. 작은 동기만 부여해도 사람들은 앞 다퉈 웃기 시작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일반인들이 웃음치료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환자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료인들이 웃음치료사로 나섰으면 한다. 그리고 단순한 기교가 아닌 진정으로 건강 회복을 위한 웃음을 되찾아 주었으면 한다. 웃음을 되찾은 환자들의 긍정적인 사고는 몸 상태를 호전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한다.

　얼마 전 웃음 국제학술회의에서 독일 정신과 의사 미하엘 티체 박사는 아이들이 하루 400회를 웃는데, 성인은 하루에 고작 15회만 웃는다고 발표했다.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씁쓸하다. 웃음은 서로를 친해지게 하고, 남을 배려하게 만들며,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게 해준다. 의사소통이 원활해져 업무처리도 잘되게 한다. 일을 즐기는 사람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웃음이다. 간호사들이 먼저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아 옆 동료들에게 전염시키고, 환자와 보호자, 일반인들에게도 행복한 웃음을 널리 전파하는 `웃음 전도사'의 역할을 하게 되길 소망한다.

김미진(분당서울대병원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