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너싱홈 그린힐 원장] 조혜숙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10-23 오전 10:50:34

지난 20세기 초까지 고출산, 고사망의 전통적 특성을 지니던 우리나라의 인구는 급변하는 정세와 의료기술의 발달과 함께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여, 1980년 이후 출산율과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0년도에는 14%, 2030년도에는 21%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진출 등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로 전통적인 가족부양체계가 약화되고 있어 노인문제는 우리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노인인구 급증과 함께 국민 의료비, 만성퇴행성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노인의 보건의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비용의 효율화를 기하고 적절한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이미 정부에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장기요양시설 확충계획을 발표했고, 향후 15년 계획으로 시설 및 전문인력 확충계획을 실천에 옮긴다고 한다. 또한 중상위계층의 요양보호 대상자를 위한 유료노인요양시설이 민간차원에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에는 종교단체나 의료법인이 주체가 되어 운영해 왔던 유료노인요양시설이 1999년 10월 의료법 개정으로 간호사가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장이 될 수 있게 되었고, 최근에는 많은 간호사들이 소규모노인요양시설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고 실제적으로 창업을 하고 있다.

　이미 서구사회에서는 노인의 건강과 질적인 삶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으로 요양시설의 운영주체는 간호사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전문간호인력을 활용해 너싱홈을 성공적으로 운영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환자간호에 있어서의 차별화 전략, 질적 보장이 되는 요양시설 운영을 통해 간호사가 운영 주체가 되는 바람직한 요양시설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생각된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2007년 공적노인요양보장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너싱홈 확충 계획도 포함되어 있는 만큼 이 제도가 본격 도입되기 이전에 간호사들이 실비로 운영하는 노인전문요양시설을 개설하고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렇듯 먼 미래가 아닌 우리가 준비해야 할 가까운 현실의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 간호사들이 어떤 모습, 어떤 역할을 담당하며 살아가게 될지 생각해 보면, 이렇게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싶고 가슴이 뛴다.

　간호사는 직업의 특성상 퇴직 후 70세까지라도 얼마든지 노인간호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정년이 없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봉사하는 즐거움과 함께, 나의 노후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노인간호사업에 참여한다면 초고령화 사회를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새로운 고용창출과 노인문제 해결 등의 사회적 공헌을 통한 진정한 애국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