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편집국] 박미경   mkpark@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01-16 오전 11:34:10

　"혜림아, 튼튼하게 자라서 꼭 행복해야해…"
　
지난 2일 전주 예수병원 소아과 신생아실에선 오혜림 아기의 백일 잔치가 열렸다. 간호사와 의사들이 자비를 모아 마련한 잔치상엔 떡, 과일, 옷, 인형 등이 그득했고 아기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방싯방싯 잘도 웃었다.

　그러나 4개월전 혜림이는 산모의 양막 조기파열로 26주만에 태어난 1.14kg짜리 미숙아였으며 패혈증 진단까지 받았었다. 게다가 산모는 분만후 자취를 감춰버려 혜림이는 그만 버려진 아기가 되고 말았다.

　이후 혼자가 된 아기는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지어준 `오혜림'이란 이름으로 예수병원 신생아실에서 키워졌다. 간호사 언니들의 정성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백일을 지나온 혜림이는 이제 몸무게 3.54kg의 어엿한 정상아로 성장하게 됐다.

　신생아실 강신자 간호사는 "꿋꿋이 잘 견뎌와 준 혜림이가 고맙고 사랑스러워 코끝이 찡해지곤 한다"면서 "아무쪼록 건강하게 잘 자라 어른이 돼서도 지금처럼 이렇게 고난과 역경을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헤어지긴 아쉽지만 혜림이가 좋은 양부모를 만나 사랑받는 딸로 예쁘게 크는 것이다. 그러나 입양을 위해선 친부모의 포기 각서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부모의 연락만 기다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