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호역사자료집의 첫 권이 발간됐다. 제1권이 다루는 시기는 1886년부터 1911년까지다.
개신교 여자선교사 간호원들과 의사들이 서울의 보구여관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전개한 간호활동과 그 병원에 설립한 간호원양성학교에서 시작한 한국인 간호원 교육과정에 대한 자료를 중심으로 편집했다.
1부는 사료 원문(영문과 한글)을 싣고, 2부는 한글 번역문을 실었다. 총 859쪽 분량이다.
◇ 1886∼1911년 간호활동 및 간호교육 집대성
〈제1장 개인 문서〉
여자 외국인 의료선교사 23명의 개인 자료와 한국인 간호원 3명(이그레이스, 김마르다, 김배세)의 자료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첫 간호사업과 간호교육에 관여한 장로회, 감리회, 성공회의 의사들과 간호원들의 개인 신상 자료, 서신, 보고서, 잡지 기고문, 메모, 추도문 등을 개인별로 편집했다.
〈제2장 잡지와 신문 기사〉
여자 의료사업과 간호교육에 관련된 기고문 가운데 1장에 실린 의료선교사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쓴 기사를 모아서 연대순으로 편집했다.
잡지 기사는 미국, 중국, 한국에서 출판된 영문 의료/간호 잡지와 선교 잡지를 중심으로 선별했다. 동시에 한국에서 출판된 주간신문인 독립신문, 대한크리스도인회보, 그리스도신문, 예수교회보 및 잡지 Korean Repository, Korea Review, Korea Field, Korea Methodist, Korea Mission Field, 신학월보, 가정잡지에 실린 간호 관련 기사도 포함시켰다.
〈제3장 연례보고서〉
북감리회 여자해외선교부 한국지부 연례보고서로, 처음으로 보고서를 별도로 출판한 1898년부터 1911년까지 보구여관과 동대문진료소와 보구여관 간호원양성학교 보고서만 선별해서 편집했다.
이 연례보고서는 1911년까지 한국 간호교육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1898년 이전의 연례보고서는 1장의 개인 자료에 일부가 개인 연례보고문 형태로 수록돼 있다.
〈제4장 간호회 관련 문서〉
선교사 간호원들이 1908년에 조직한 `대한졸업간호원회' 제1회 연례회의, 1911년에 조직된 `세브란스병원간호부동창회'의 정관과 이때 번역·인쇄된 `나이팅게일 간호원 선서'와 `간호원의 기도', 그리고 세브란스병원간호부동창회와 보구여관 간호원양성학교 졸업생들이 함께 모인 1911년의 모임 등을 정리했다.
1908년에 조직된 `대한졸업간호원회'와 1911년 한국인 간호원 모임은 현재 대한간호협회의 뿌리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동창회 정관(헌법), 간호원 선서, 간호원 기도는 사료의 중요성 때문에 원본을 복사해 그대로 실었다.
〈제5장 부록〉
서양인과 한국인 졸업간호원 명단, 1907년 예모식(가관식) 기사, 첫 간호학 교과서인 `간호교과셔'(1908) 등을 실었다.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자료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표, 참고문헌, 색인을 덧붙였다.
● Nurse 명칭 간호원으로 표기
`Nurse'에 대한 명칭은 자료집 제1권에서는 `간호원(看護員)'으로 통일했다.
이 용어는 마가레트 에드먼즈가 1905년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고려해 차별되게 새로 만든 것으로, 1911년부터 일본 총독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한 `간호부(看護婦)'와 차별된다. 일제 강점기에 개신교계 병원에서는 `간호부'와 함께 `간호원' 명칭을 사용했다.
◇ 한국 근대간호(1886∼1911년) 주요사건
미국, 캐나다, 영국 선교사 간호원들이 한국 근대 간호사업과 간호교육을 성공적으로 개척했다. 한국에 온 첫 외국인 간호원은 `애니 엘러스'로 1886년 파송돼 제중원에서 알렌 의사와 헤론 의사와 함께 일하면서 민비의 시의로 봉사했다.
`에스더 쉴즈' 간호원은 1897년에 내한해 제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40년간 한국 간호사업을 발전시킨 공로자가 됐다. `마가레트 에드먼즈'는 1903년에 내한해 1903년 말에 보구여관(1887년 설립) 간호원양성학교를 설립하고 첫 한국인 간호원을 양성했다.
1908년 보구여관 간호원양성학교 제1회 졸업생인 이그레이스와 김마르다가 배출됐다. 1906년에 설립된 세브란스병원 간호원양성학교에서 1910년부터 졸업생이 배출됐다.
무엇보다 1908년에 조직된 서양인 선교사들의 `대한졸업간호원회', 1910년 조직된 한국인 간호원들의 `세브란스병원간호원회', 정관을 갖추고 정식 조직된 1911년의 `세브란스병원간호부회' 등 간호회 조직은 현 대한간호협회의 실질적 기원이요 뿌리임을 확인하게 된다.
즉 이 조직들이 명맥을 유지하다가 1923년 시대의 필요에 의해 한국인 간호원들의 `조선간호원회'가 새로 조직되고, 1925년 `재선서양인졸업간호원회'와 통합해 `조선간호원회'로 재편됐는데, 이것이 해방 후에 현 대한간호협회로 발전됐다.
따라서 현 대한간호협회의 뿌리는 1908년 대한졸업간호원회, 1910년 세브란스병원간호원회, 1911년 세브란스병원간호부회에 있다. 그러므로 올해 이 자료집 제1권의 발행은 한국인 간호사들의 조직 100주년, 즉 대한간호협회 100주년을 기념하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
◇ 미국 도서관·고문서실에서 희귀자료 발굴
에드먼즈 손녀도 만나 … 간협에서 전폭 지원
● 자료수집 어떻게 이뤄졌나
2010년 4월 필자(옥성득)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 대한간호협회는 미국에서 간호사 자료 수집, 자료집 발간, 한국 간호교육의 창시자인 마가레트 에드먼즈 선교사의 후손 찾기 등을 부탁했다. 간호협회는 이미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했지만, 초기 역사를 상세하게 밝혀줄 추가 사료의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해방 이전 간호사 자료가 반드시 수집, 편찬돼야 하며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간호협회는 시종일관 필자의 자료 수집과 편역 과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초기 간호사 자료가 미국에 얼마나 산재해 있을지 알 수 없어서 자료집을 발간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간호협회는 필자를 신뢰하고 지원해 주었다. 신경림 회장의 결단력과 추진력, 탁월한 역사의식이 없었다면 이 자료집은 결실을 맺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자료 수집과정을 적극 도와준 뉴저지주 매디슨 연합감리교회역사연구소 고문서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미국장로교회역사연구소,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예일대학교 신학대학원 데이미션도서관 고문서실, 뉴욕 유니언신학교 벌커도서관, 뉴저지주 프린스턴신학교 헨리루스도서관 마페트컬렉션, 마페트 박사 부부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마가레트 에드먼즈의 손녀인 수전 브래더리치가 제공해 준 에드먼즈 가족 앨범과 여러 자료가 이곳에 이용됐으므로 감사드린다. 1908년 출판된 첫 간호학 교재인 `간호교과셔' 첫 부분을 복사해 이 책에 싣도록 허락해 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장 박형우 교수에게도 감사드린다.
*신문 지면에 게재된 글은 `한국간호역사자료집Ⅰ' 및 화보집(예정)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책에 실린 내용과 사진은 대한간호협회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는 복사하거나 어떤 형태로든지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