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최미연(왼쪽) 씨가 산부인과 김윤하 교수에게 100일간의 입원생활을 기록한 '슬기로운 입원생활' 책을 선물했다. [사진]
고령의 고위험 산모가 5개월간의 입원생활을 책으로 엮어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대병원 분만실 역사상 최장기 입원한 최미연(39)씨가 100일간의 병상일기 ‘슬기로운 입원생활’을 책으로 만들어 주치의인 산부인과 김윤하 교수에게 7월 28일 전달했다. 최 씨는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김윤하 교수의 이름 중 ‘하’자를 따 ‘이주하’라고 짓기도 했다.
최 씨는 “조산의 아픈 경험 후 시험관으로 겨우 임신해서 입원한 저를 아낌없이 돌봐주고 사랑해주고 격려해준 김 교수님을 비롯한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100일간 썼던 병상일기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교수님의 의술과 인품에 감동해 아들이 교수님처럼 훌륭하게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남편과 상의해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임신 20주에 자궁선근증으로 자궁경부봉축술을 받았지만 조산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시험관 시술로 임신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도 자궁선근증이 심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임신 7주차인 지난해 12월 13일 전남대병원 외래에서 김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고, 조산 예방 약물요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1월 30일 하복부 통증으로 임신 14주에 전남대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후 조산 예방을 위해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 입원하게 됐다.
장기입원에 들어간 최 씨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입원일기를 써보면 어떻겠는가”라는 김 교수의 제안을 듣고 입원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최 씨는 “비슷한 증상과 아픔을 가진 임신부들과 장기간 생활하면서 의지가 많이 됐다”며 “동료 임신부들이 남편이자 부모이자 자매 노릇을 해줘서 146일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6번의 시험관 끝에 얻은 소중한 아이였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안정단계인 34주까지 버텨낼 수 있었다”며 “긴 시간 동안 김 교수님과 병동 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체계적이고 극진한 진료와 돌봄 덕분에 건강한 아들을 낳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입원생활’ 책을 선물받은 김윤하 교수는 “5개월간 입원하며 조산 통증을 견뎌냈다는 것은 보통의 인내력과 정신력으로는 어려운 일이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겠다는 모성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00일간의 일기를 한 장 한 장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는 의료진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