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자 대상 사후관리 접촉횟수가 늘수록 자살위험도, 자살생각, 우울감 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백종우)는 '2016∼2018년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2013년부터 시행해온 이 사업은 병원 내 응급의학과 - 정신건강의학과 - 사례관리팀으로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조직하고, 유기적으로 연계해 응급실을 내원한 자살시도자에게 응급치료, 상담 및 심리치료를 제공한다. 사례관리팀은 정신건강간호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정신건강임상심리사 등 2∼3인의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구성된다.
또한 의료급여 1종·2종 수급권자, 자살 재시도자, 자살 유족 등에 대해서는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과 연계해 치료비를 지원한다. 자살시도자가 퇴원한 후에는 전화 및 방문을 통한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정신건강 및 복지서비스 등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계해 자살 재시도를 막는 것이 목적이다.
사업 참여기관이 2016년 27개에서 2017년 42개, 2018년 52개 병원으로 확대되면서 사업 참여기관의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수도 2016년 8372명, 2017년 1만2268명, 2018년 1만7553명으로 증가했다.
2016∼2018년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총 3만8193명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응답자 중 과거 자살을 시도한 비율은 34.9%였다. 향후 자살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47.1%는 1개월 이내 자살계획이 있다고 밝혀 자살 재시도의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 동기는 정신과적 증상이 3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인관계 21.0%, 말다툼 등 12.5%, 경제적 문제 9.6%, 신체적 질병 6.7% 순이었다. 자살시도자의 절반 이상이 음주상태였고, 대부분이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했으며, 절반 이상이 자살시도 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움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지, 정말 죽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응답한 비율(37.3%)이 '정말 죽으려고 했으며, 그럴만한 방법을 선택했다'고 응답한 비율(34.8%)보다 높았다.
2016년에서 2018년 사이 자살시도자는 10대 이하와 20대의 비율이 늘었으며, 특히 여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의학적 치명도에 있어서는 경미한 신체적 손상의 비율이 2016년 13.2%에서 2018년 17.9%로 증가했다.
사후관리 접촉이 4회까지 진행된 1만2045명을 대상으로 사후관리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서비스가 진행될수록 전반적 자살위험도, 자살생각 및 계획, 알코올 사용문제, 식사 및 수면문제, 우울감 등이 호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자에 대한 치료비 지원 현황에 대한 분석결과 치료비 지원은 자살시도자를 적정서비스로 유입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비 지원은 사후관리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제공되기 때문에 치료비 수혜자 546명 중 94.5%가 1회 이상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비수혜자 중 1회 이상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은 사람(49.5%)에 비해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사후관리서비스가 최종 4회 접촉까지 지속된 경우도 89.1%로 의료비 비수혜자 68.3%에 비해 높았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을 수행하는 병원을 올해 63개로 확대하며,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종우 센터장은 “응급실을 기반으로 한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자살시도자들에게 사회 안전망을 통한 치유를 제공하는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