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인력 배치·비상벨 설치 등 저조
◇발생원인 주취상태, 진료결과 불만 순
◇의료기관 이미지 고려해 신고에 소극적
가장 안전해야 할 의료기관이 폭행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대상 진료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의료기관 내 폭행 등 사건 발생비율은 병원 11.8%, 의원 1.8%로 나타났다. 병원 규모가 크고 정신과가 속해 있는 기관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병원에서는 일반상해, 진료방해에 의한 사건이 주로 발생했다. 의원에서는 폭언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발생원인은 환자 또는 보호자 주취상태, 의료인의 진료결과에 대한 불만 순이었다.
보안인력이 배치된 병원은 전체의 1/3 수준에 불과했고, 외래진료실·입원실에는 비상벨 설치가 저조해 사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기관은 폭행 등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사회 이미지를 고려해 신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처벌하지 않은 비율이 처벌 비율보다 높았다. 병원의 경우 처벌 28.6%, 미처벌 71.4%였으며, 의원은 처벌 13.5%, 미처벌 86.5%로 확인됐다.
또한 정신질환 진료환경 현황을 살펴보면, 주요 정신질환은 초기의 집중치료가 중요하나 발병 후 5년의 결정적 시기에 치료를 그만두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병 환자 51.9%는 발병 후 초기 6개월 간 정기적인 외래치료를 실시하지 않았다.
만성환자도 지속적 재활치료가 필요하나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인력과 시설이 부족해 지속적인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을 하면 치료 지원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등록률이 저조해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정신질환자가 스스로를 해하거나 타인을 해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간·평일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전문요원이 근무하고 있어 즉시 대응이 가능하나 야간·휴일에는 전문요원이 부족해 대응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복지부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방안'을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거쳐 발표했으며, 앞으로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정신질환 치료·관리체계 개선' '사회적 인식 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복지부는 “안전한 진료환경은 의료인뿐 아니라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했다”며 “정신질환자에 의한 폭행 사건은 정신질환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열악한 진료 여건 및 사회적 편견으로 초래된 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