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조화
신교연(건양대병원 응급센터)
[건양대병원] 신교연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5-09-22 오전 10:55:47

병원 동료들과 함께 중국 북경 여행길에 올랐다. 이번 여행은 개원 5주년을 맞아 연수를 겸한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이뤄졌다. 처음에 방문한 곳은 서태후의 여름별장으로 알려진 이화원이었다. 이화원은 중국 최대의 궁전과 정원의 2가지 기능을 갖춘 황실 정원인데 인공호수인 곤명호는 좌중을 압도하는 규모였다. 이 호수는 이화원의 2/3 정도를 차지하며 그 둘레가 8km가 넘는다.
당시 청나라는 열국의 압박을 받아 피폐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원 조성을 위해 막대한 지출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서태후가 해군확장을 위한 비용을 유용하여 호수 재건을 강행했다. 군사력의 미비는 열국의 침략을 야기하여 청조의 멸망을 재촉한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인수전 앞의 봉황과 용, 거북과 해태 등의 철상을 보니 만수를 누리고 싶어했던 서태후의 모습이 상상됐다.
둘째날에는 중국 병원을 방문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중일우호병원'으로 중국과 일본의 좋은 유대관계를 위해 일본이 2억달러 가량 투자해 1984년 개원했다. 1300병상 규모의 병원은 중국 한의학과 현대의학이 조화를 이루며 낙후된 중국 의료를 선진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었으며, 그 어떤 병원보다도 현대적이며 깨끗했다.
병원방문을 마친 후 우리는 명 청시대의 황제들이 제사를 지내고 풍년을 기도하던 천단공원을 다녀왔는데 못을 하나도 쓰지 않은 목조건물이라는 사실에 감탄했다. 신주를 모셔 놓은 환궁우 주변에 있는 둥근 모양의 담은 소리가 벽을 타고 전해진다고 해서 `echo wall'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천단공원을 빠져나와 우리가 들른 곳은 왕부정 거리로 갖가지 꼬치요리가 즐비한 노점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모기의 눈조차도 요리로 쓰인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왕부정 거리의 꼬치 노점에는 뱀, 개구리, 전갈, 메뚜기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셋째날 우리는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용경협에 들렀다. 작은 계림이라 불리는 이곳은 기네스북에 올라있기도 한 258m의 용의 형상을 한 에스컬레이터와 산정상의 거대한 호수가 볼거리였다. 배를 타고 유람하는 7km 코스는 또 하나의 절경을 연출했고, 시원한 아름다움으로 빛을 발하는 그야말로 지상낙원이었다.
마지막 날, 현대 중국을 상징하는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으로 향했다. 거대한 광장도 인상적이었지만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택동의 사진이 더 기억에 남는다. 자금성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규모면에서 그 어떤 것보다 우리를 압도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게 중국은 고급 승용차와 인력거가 병존하는 거리, 고층빌딩 사이를 전통가옥이 메우고 있는 곳으로 남았다. 중국은 장대함과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우리에게 북돋우는, 특히 젊은이에게는 도전 의욕이 꿈틀대게 하는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