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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진경자씨 월드컵 응원 열전
독일 하늘에 울린 대~한민국
[편집국] 진경자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6-06-22 오전 09:53:15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유명한 축구선수 이름은 알고 있다는 축구의 나라 독일에 살면서도 정작 축구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다. 스물여덟에 독일에 와서 간호사로 일하는 동안 앞만 보며 숨 가쁘게 달려왔고, 이순을 넘긴지 여러 해다. 그런 내게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올해 6월은 아주 특별하다.

 이곳 프랑크푸르트 시내 어디를 가나 다이나믹 코리아 일색이다. 한국관광공사와 몇몇 대기업에서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는 각종 행사를 열고 있어 온통 축제 분위기다. 전차 광고판의 제주도 돌하루방, 대한민국을 외치는 여학생들의 활기찬 모습, 우아한 부채춤, 휘황찬란한 서울의 야경 등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도심을 가로 질러 흐르는 마인강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아치형 철다리인 아이스너 스택 난간에는 현대자동차 마크가 선명하고, 시내 중심가 괴테 거리에는 청사초롱이 밤하늘을 밝혀주고 있다. 중앙역과 시내 곳곳에는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라는 한글이 반갑게 눈에 들어오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남녀노소가 누비고 다닌다.

 한국과 토고의 경기가 열린 6월 13일 아침, 나는 일어나자마자 문갑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태극기를 꺼내 창틀에 꽂아 놓고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빌었다. 오후 3시, 수은주가 34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였다. 코메르츠방크 아레나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응원팀은 마인강 중앙에 설치해 놓은 대형 화면을 통해 관전하며 대-한민국을 외쳤고, 또 다른 팀은 메세 아고라 광장에 모여 응원했다.

 2000평이 넘는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광장에서는 전 독일 교민들이 모였다. 응원가와 아리랑이 프랑크푸르트시를 통째로 삼킬 듯이 울려 퍼지고, 붉은 물결은 서울시청 앞을 능가할 만큼 요동쳤다. 기대와 긴장 속에 게임이 시작됐다. 토고가 먼저 한 골을 넣자 땅이 꺼질 듯한 실망의 한숨이 흘렀으나, 곧 대-한민국을 외쳐대는 우렁찬 함성이 울려 퍼졌다.

 지금까지 축구는 내가 싫어하는 운동경기 중 하나였다. 아니나 다를까, 토고팀의 반칙에 넘어지는 우리 선수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불안했다. 게다가 먼저 한 골을 실점하고 나니 더욱 마음이 불안해 더 이상 열광하는 관중 속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을 용기가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과격한 반칙에 넘어진 박지성 선수를 보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이어 토고 수비벽을 넘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이천수 선수의 프리킥은 멋진 작품이었다. 골인! 장하다, 태극전사들!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붉은 물결의 함성이 파도타기로 이어지고 열기가 달아올랐다.

 안정환 선수의 절묘한 킥으로 역전 골을 추가하고 한국팀의 승리가 확정되자 아고라 광장은 한국인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대-한민국, 짝짝짝.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너도 나도 어깨동무를 하고 열광했다. 경기가 종료되자 붉은 물결은 꽹과리와 북을 앞세우고 시청광장으로 이동했다. 지나가는 차량들은 대-한민국 박자에 맞춰 경적을 울려줬고, 독일 사람들이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며 박수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오랜 세월 이국 생활에서 이처럼 가슴 벅차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껴보기는 처음이었다. 강호 프랑스와 선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16강을 향하는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 태극전사들이 16강 고지에 도달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 독일 땅에 코리아의 돌풍을 불러 일으켜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대한만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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