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경찰청 ‘검시관’ 전혜미 간호사
억울한 죽음 없도록 정확한 사인규명에 최선
[편집국] 이보람기자 brlee@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5-13 오후 17:46:56
“사망자의 마지막 순간을 만나게 되는 검시관으로서 정확한 사인을 규명 하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충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검시관으로 활약하고 있는 전혜미 간호사. 우리나라에 처음 검시관제도가 도입된 2005년, 70:1의 경쟁률을 뚫고 특별채용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에서 6개월 파견교육을 받은 후 충북지방경찰청에 배치돼 6개월 간의 실무교육을 거쳐 9년째 일하고 있다.
검시관은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나 변사사건이 발생한 현장에 경찰과 함께 투입돼 현장감식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검안의에게 관련정보를 제공해 정확한 검안서 작성에 협조하는 인력이다. 현재 전국에서 약 60여명의 검시관이 활동하고 있으며 40% 정도가 간호사 출신이다.
전혜미 검시관은 충북대병원 수술실에서 일하던 시절, 응급수술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범죄의 증거가 훼손되는 상황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범죄 피해자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평소 탐정물을 좋아했던 그는 검시관이 돼 새로운 꿈을 이뤘다.
전혜미 검시관은 드라마 속에서 비춰지는 화려한 모습만 보고 검시관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사명감을 갖고 감춰진 진실을 밝혀,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사망자를 위하는 마음과 유가족과 함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인격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신을 공포의 대상이 아닌 진실을 말하고 있는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호사 출신 검시관은 전문지식과 임상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의료사고 및 의무기록분석, 재난재해, 산업재해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할 때 유리하다”면서 “과학적 근거에 의해 독립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전혜미 검시관은 혈흔형태분석전문가 자격도 취득했다. 지난해 70대 할머니 사망사건에서 일회용 비닐봉지에 남겨진 피 묻은 지문을 발견해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그 공로로 전혜미 검시관은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사망조사가 유가족에게 사망한 원인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활용되길 희망합니다. 사망에 미친 정신·신체·환경적 요인을 분석해 개선할 부분을 정책에 반영해 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