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편집국] 김정미기자   jmkim@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2-04-10 오전 08:39:26

하얀 천 위에 한 땀 한 땀 정성을 담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수놓는 간호사들이 있다. 제주 한마음병원 십자수동호회 `혼올레' 회원들이다. 1996년 병원 개원에 맞춰 탄생했으며, 회원 중 절반이 간호사다. 혼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한 울타리'라는 뜻이다.

　해마다 개원기념일이 되면 회원들은 원내 전시회를 열고 쿠션, 티슈케이스, 액자 등 한 해 동안 만든 십자수 소품을 전시한다. 작년부터는 바자회도 함께 열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작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회원들은 작년 12월부터 `퀼트'로 종목을 바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흰 천에다 오색 실을 수놓아 완성하는 십자수와는 달리, 퀼트는 색깔과 무늬가 다른 천을 바느질로 잇대어 작품을 완성한다. 매주 화요일 이윤숙 간호사가 직접 교육을 한다. 진도가 떨어지는 회원들은 따로 특별수업을 받기도 한다.

　“바쁜 일과를 쪼개 완성한 것이기에 모든 작품에 애정이 담겨 있어요. 바느질을 하며 감정을 정화시키는 덕에 환자들을 간호할 때 맑은 마음으로 집중하게 되지요.”

　간호사 회원 중 가장 고참이라는 이선옥 간호과장은 회원들과 삼삼오오 둘러앉아 바느질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즐겁단다. 동호회 덕에 후배 간호사, 타 부서 직원들과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고.

　회원들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 병원 전경을 수놓은 공동 작품을 완성해 내는 것이다. 액자로 만들어 병원 입구에 크게 걸어놓고 환자들에게 기운을 나눠주고 싶단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실력을 꾸준히 갈고 닦아 좀 더 많은 이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